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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일조권 이야기] - 우리집 햇빛을 지키는 법

by 안소장입니다 2026. 3. 25.

안녕하세요. 안소장입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우리가 숨 쉬듯 당연하게 여기는 것, 바로 햇빛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건축법에는 햇빛과 관련된 규정이 정말 꼼꼼하게 담겨 있습니다. 햇빛과 관련 법규들을 이해하고 나면, 짚 앞 아파트가 왜 저런 모양으로 지어졌는지, 왜 저 건물을 저렇게 만들었을지 무릎을 탁 치며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일조권, 왜 이렇게까지 따지는 걸까요?

 

우리가 집을 구하러 공인중개사님과 집 보러 다닐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엇인지 아실까요?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죠. "이 집은 남향이라 하루 종일 햇빛이 잘 들어 따듯하고 좋아요."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질 좋은 삶을 위해서는 햇빛은 필수적이라는 걸 은연중에 알고 있습니다.

 

건축법에서 말하는 일조권은 단순히 '햇빛을 볼 권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도시 전체의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일조권 확보, 즉 햇빛이 잘 들어오게 하려면 크게 두 가지를 지켜야 합니다.

 

첫째, 건축물 높이 제한

앞에 있는 건물이 너무 높아서 이웃집 햇빛을 다 가려버리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둘째, 이격 거리 확보

건물과 건물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앞에 거대한 벽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가까이 가면 햇빛이 가려지고 멀리 떨어지면 햇빛이 들어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건축물 높이와 이격거리 이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거실 깊숙하게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상업지역에는 왜 일조권 규정이 없을까요?

 

서울이나 부산 등과 같은 도심에 가보면 유난히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걸 느낄 수 있으셨을 겁니다.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햇빛 안 봐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드실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사실 상업지역, 즉 중심상업지역과 일반상업지역에는 일조권 규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첫째, 도심 인구공동화 현상 방지

사람들이 낮에는 도심에서 일하다가 밤에는 전부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도심에도 사람들이 살아야 24시간 활력 있는 도시가 되는데, 일조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건물을 높게 짓기 어려워서 공동주택을 짓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조권 규정을 완화해 줘 도심 주거를 일정 부분 유도하는 겁니다.

 

둘째, 토지 이용의 효율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업지역은 외곽의 자연녹지지역과 같은 땅보다 비쌉니다. 땅값이 비싼 상업지역 주변에 주거용 건물 때문에 높이를 제한하면 땅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게 됩니다. 상업적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밀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공동주택과 일반건축물, 기준이 달라요

 

햇빛을 보호하는 기준도 건물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① 일반건축물

북쪽에 위치한 이웃의 햇빛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정북방향'을 기준으로 거리를 띄웁니다. '정북일조 사선제한'이라하며 방향이 핵심이고, 창문의 있고 없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② 공동주택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햇빛을 받아들이는 '채광창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창문이 어느방향에 있느냐에 따른 '채광일조 사선제한'이 추가됩니다. 공동주택은 북쪽으로는 '정북일조 사선제한'과 '채광일조 사선제한'을 동시에 적용받습니다.

 

예외로 적으로 기숙사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도 있는데, 기숙사는 건축법에서 공동주택에 속하지만, 일조권을 따질 때는 예외조항으로 일반건축물처럼 '정북방향 사선제한'만 적용받습니다.


채광창이 건물 높이를 결정합니다

 

건축법에서 개구부의 면적, 창문의 크기가 0.5㎡이상인 창을 '채광창'으로 인정합니다. 화장실이나 세탁실 등 환기를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0.5㎡ 이하의 작은 창들은 채광창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바로 거실이나 침실에 있는 채광창이 있는 이 채광창이 있는 벽면을 기준으로 건물의 높이가 결정됩니다.

 

기본 원칙은 간단합니다.

■ 건물 높이의 1/2 만큼은 반드시 인접 대지경계선 혹은 공동주택에서 동일단지 내에 있는 다른 동과 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건물 높이가 40m라면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최소 20m 이상 띄워야 합니다.

 

지역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준주거지역이나 근린상업지역에서는 규정이 완화돼서 건물 높이의 1/4 만큼만 띄우면 됩니다. 40m 높이의 건물을 지을 때 10m만 띄우면 되니, 건물을 좀 더 촘촘하게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구분 이격 기준
일반주거지역 건축물높이의 1/2 이상 이격
준주거지역, 근린상업지역 건축물높이의 1/4 이상 이격

 

하지만 흔히 보이는 다세대주택의 경우 아파트보다 규모가 작아서 예외가 있습니다. 채광창이 있어도 인접대지 경계선에서 1m 이상만 띄우면 됩니다. 다만 지자체 조례에 따라 더 띄워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동과 동 사이 거리, '인동거리' 이야기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와 같이 한 단지 안에 여러 동이 있을 때, 앞 동 때문에 우리집 햇빛이 가려지면 답답하겠죠? 그래서 동과 동 사이의 거리를 규정한 것이 바로 인동 거리입니다. 앞에서 설명드렸듯이 일반건축에서는 '정북일조 사선제한'으로 인접대지 건축물과의 이격거리를 확보하지만 공동주택은 하나의 필지에 여러 개의 주동이 있기에 아파트동 사이의 거리를 '인동거리확보'라는 규정으로 일조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건물 높이의 1/2 이상 띄워야 하지만, 1인 가구 등을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규제가 완화되어 1/4 이상만 띄워도 무방합니다. 건물이 더 가깝게 붙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높이가 다른 건물이 마주 볼 때는?

 

요즘 아파트 단지에는 30층, 20층, 10층 등 다양한 층의 건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높이를 가진 동을 기준으로 이격거리를 적용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① 건물이 남 · 북으로 배치하고 있는 경우

북측 40m, 남측 20m 높이의 주동이 있는 경우는 남측에 위치한 주동의 20m 기준으로 1/2 인 10m 이상 이격하면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북측 20m, 남측 40m인 경우는 남측의 40m를 기준으로 20m 이상 이격하여야 합니다.

② 건물이 동 · 서로 배치하고 있는 경우

동측 40m, 서측 20m 높이의 주동이 있는 경우는 낮은 층인 20m 기준으로 1/2 인 10m 이상 이격하면 됩니다.

 

일반적인 공동주택은 1/2 이상 이격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1/4 이상 이격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10m 높이의 건물은 1/2로 계산해서 5m 이상 이격하면 될 거 같지만, 법에서 최소 10m 이상 이격이라고 규정되어 있어 층수가 낮은 경우에도 최소 10m 이상 이격해야 합니다.

 

동의 개수가 많은 대규모의 공동주택 단지에서는 각각의 동마다 '인동거리'와 '채광일조사선'으로 엮어서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모두가 공평하게 햇빛을 받을 수 있게 만든 법의 취지임을 생각해서 살펴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인접대지에 도로나 공원 있다면 혜택을 받아요

 

건물 앞이나 뒤에 도로가 있거나 하천, 공원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 도로를 접하고 있다면 일반건축에서는 도로 건너편 끝의 도로 경계선을 기준으로 '정북일조 사선제한'을 적용받습니다. 내 땅의 북측에 도로를 면하고 있다면 도로 너비만큼 더 높이를 올릴 수 있으니 유리합니다.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기본내용은 같으나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접하고 있는 도로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정북일조 사선제한', '채광일조 사선제한'을 적용받습니다. 20m 도로라면 그 중간인 10m 지점을 기준으로 적용합니다. 도로가 하천이나 공원이 있다면 반대편 경계선을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인접대지에 도로, 공원, 하천이 있으면 건축물 좀 더 높이 올릴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관점에서 북측에 도로를 면하고 있으면 남측에 도로가 면한 땅보다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 일조권은 이웃 간에 최소한의 약속이에요

 

일조권을 살펴보면서 복잡한 숫자와 공식 뒤에는 결국 하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의 햇빛을 지키면서도 도시를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고민입니다. 일조권은 단순히 내 권리가 아니라, 이웃에 대한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건축사 안소장 | 공간의 가치를 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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