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에는 얼마나 크게 집을 지을 수 있을까?
건물 짓기로 마음먹고 건축사사무소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건축주 분들을 만나면, 대부분 비슷한 표정을 하고 들어 오십니다.
기대 반, 걱정 반. 그리고 상담이 시작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표정에 미소가 번지시는 분, 반대로 슬슬 굳어지는 분들이 있곤 하십니다.
"이 땅에 건물을 얼마나 크게 지을 수 있어요?"라는 아주 단순한 질문인데, "건폐율과 용적률에 맞춰서 건축물의 규모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건폐율, 용적률, 연면적, 건축면적, 바닥면적.
처음 들으면 전부 비슷하게 들립니다. 다 '면적'아닌가요? 그런데 이것들이 서로 다른 개념이고, 법으로 정해진 한계치가 있으며, 그 한계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땅 위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형태와 규모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하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이번 글은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자주 설명하게 되는 개념인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기본 단위 - 바닥면적
건폐율과 용적률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의 출발점은 바닥면적입니다. 말 그대로 각 층 바닥의 넓이입니다. 4층규모의 건축물이라면 1층~4층까지 각각의 층이 바닥면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바닥면적은 벽의 '안쪽 선'이 아니라 '중심선'을 기준으로 적용합니다. 방 안에서 줄자를 대면 벽 안쪽 치수가 나오는데, 법적인 바닥면적은 그보다 조금 넓습니다. 이웃집과 벽을 공유하는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이웃과 공평하게 벽의 중심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면에 표시된 방 크기와 법적인 바닥면적은 미묘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든 바닥이 다 법적인 바닥면적에 포함 되는 건 아닙니다. 이 부분을 잘 이해하면 효율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서비스면적'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느 집에 갔더니 같은 30평인데 실제로는 더 넓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또, 발코니 확장, 비확장이라는 말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비스면적'이란 발코니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파트의 '서비스면적'은 추후 챕터를 따로 빼서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동네를 걷다 보면 1층이 필로티로 이루어져 있어, 주차장이나 보행통로로 쓰이는 건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공간 역시 바닥면적에서 완전히 제외됩니다. 공공의 통행이나 주차에 쓰이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주택이나 아파트 꼭대기층에는 종종 다락방을 만들어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붕 아래 층고가 낮은 공간으로 평지붕이라면 높이 1.5M 이하, 경사진 박공지붕이라면 평균높이 1.8M 이하일 때 바닥면적에서 제외됩니다. 그리하여 단독주택을 설계할 때는 박공지붕을 활용하여 아지트를 만드는 로망을 실현하시곤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건물 - 건축면적
'건축면적'은 '대지면적' 산정할 때와 같이 하늘에서 수직으로 내려단 모습, 건축물의 '수평투영면적'이 건축면적입니다.

단층의 단순한 구조의 집이라면 건축면적과 바닥면적이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4층 규모의 건축물에서 2층, 3층이 1층보다 바깥쪽으로 더 튀어나온 형태라면, 그 튀어나온 부분까지 포함하여 전층에서 가장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을 합하여 건축면적을 산정합니다.
바닥면적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처마나 차양처럼 외벽에서 돌출된 부분이 1M 이내라면 건축면적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비를 막아주는 캔틸레버(처마)는 건물의 기능상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를 주는 겁니다. 1.5M를 튀어 나갔다면 1M 부분은 제외하고 0.5M 부분만 산정하여 더해집니다. 주유소 캐노피나 물류창고의 넓은 차양처럼 특수한 용도의 건물은 2M에서 최대 6M까지 예외가 인정 되기도 합니다.
내 땅에 지을 수 있는 규모의 한계 - 건폐율과 용적률
이제 앞서 설명한 세 가지 면적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건폐율과 용적률은 내 땅에 얼마나 건물을 크게 지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법적인 상한선입니다. 지역마다 용도지역에 따라 혀용되는 수치가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추후 지역지구, 용도지역에 따른 건폐율과 용적률에 관하여 따로 자세히 설명 드릴 예정입니다.
건폐율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쉽게 말해 내 땅의 면적에서 건물이 사용할 수 있는 땅의 면적의 비율을 말합니다
건폐율(%) = 건축면적 / 대지면적 x 100%
대지의 면적이 100제곱미터이고 건폐율의 상한선이 50%이면 건축면적은 최대 50제곱미터까지 지을 수 있습니다.
용적률은 조금 다릅니다.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밀도를 규제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적률(%) = 지상층 전체 연면적 / 대지면적 x 100%
대지의 면적이 100제곱미터이고 용적률 상한선이 250%이면 지하층을 제외한 지상층 전체 연면적의 합계가 최대 250제곱미터까지 허용됩니다.
대지면적 100제곱미터인 땅에서 건폐율 50%, 용적률 250%의 조건에서는 이론적으로 건축물은 1개 층에 50제곱미터의 바닥면적 기준으로 5개 층을 지을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정북일조사선제한, 채광일조사선제한 등의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고 있어 이론대로 지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건축법에서 건폐율과 용적률의 상한선을 정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도시가 너무 빽빽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햇빛이 들어오고 바람이 통하게 해야 도시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건축 면적 개념들은 처음에는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닥면적은 각 층의 기본 단위이고, 연면적은 건축 전체의 규모를 보여주며, 건축면적은 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크기를 말합니다.
땅을 사기 전, 혹은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이 개념들을 미리 이해해 두면 건축물을 지을 때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땅에 얼마나 지을 수 있어요?"라는 질문에 "건폐율과 용적률에 맞춰서 건축물의 규모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을 겁니다.
건축사 안소장 | 공간의 가치를 짓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