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도 사용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건축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드리는 건축사 안소장입니다.
이번 챕터에서는 건축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어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개발행위 허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건축 허가만 받으면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그 이전 단계에서 토지 자체에 대한 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꽤 많이 있습니다. 도심지나 택지개발지역 같은 땅은 상관이 없겠으나, 자연녹지지역과 같은 한적한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으려면 필히 [개발행위 허가]를 거쳐야 합니다.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수 있으니, 이 내용을 개략적으로라도 알아두시면 앞으로의 과정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개발행위 허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개발행위 허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제도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어떤 토지에 건물을 짓거나 땅의 모양을 바꾸거나 흙과 돌을 퍼내어 형태를 바꾸는 등의 행위를 할 때, 그것이 주변환경이나 도시 계획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미리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한마디로,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자연환경과 도시 경관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건축허가와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두 가지는 엄연히 다릅니다. 건축 허가는 '건물 자체'에 대한 허가라면, 개발행위 허가는 '그 건물이 들어설 땅'에 대한 허가입니다. 경우에 따라 두 허가를 도싱에 진행하기도 하고, 개발행위 허가를 먼저 받아야 건축 허가로 넘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순서를 잘 파악해 두시는 게 중요합니다.
어떤 행위가 허가를 받아야 하나요?
법에서 정한 개발행위 허가 대상은 크게 5가지입니다.
첫째,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
건축법에 따른 건축물을 짓거나,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는 행위가 해당됩니다.
둘째, 토지의 형질변경
땅을 깎거나(절토), 흙을 쌓아 올리거나(성토), 평탄하게 고르거나(정지), 포장하는 방식으로 토지의 형상을 바꾸는 행위가 해당됩니다.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다만, 농사를 짓기 위한 토지 형질변경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가 적용됩니다.
셋째, 토석의 채취
흙, 모래, 자갈, 바위 등을 퍼내는 행위입니다. 토지 형질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별로도 분류합니다.
넷째, 토지분할
녹지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안에서 관계 법령에 따른 인허가 없이 이루어지는 토지 분할이나, 건축법에서 정한 분할제한면적 미만으로의 분할, 너비 5m 이하로의 분할이 해당됩니다.
다섯째,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
녹지지역, 관리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안에서 건축물 울타리 밖 토지에 1개월 이상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물론 모든 행위가 대상은 아닙니다. 재해 복구나 재난 수습을 위한 응급조치, 건축법에 따라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한 건축물의 개축 · 증축 · 재축과 그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의 토지 형질변경 등은 별도의 허가 없이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토지 용도에 따라 기준이 달라집니다.
개발행위 허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용도지역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토지가 어떤 용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느냐에 따라 허가 기준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용도지역별 면적기준
개발행위는 용도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법령이 정한 일정 규모 미만일 때 허가됩니다.
| - | 1만 제곱미터 미만 | 주거지역, 상업지역, 자연녹지지역, 생산녹지지역 |
| - | 3만 제곱미터 미만 | 공업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
| - | 5천 제곱미터 미만 | 보전녹지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
이 면적을 넘는 개발행위를 계획 중이시라면 절차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지구단위계획 범위 내에서 기반시설이 함께 설치되거나, 농어촌정비사업, 국방 · 군사시설사업 등의 경우에는 면적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반 및 분야별 허가 기준
개방행위 허가 시에는 도시 · 군관리계획의 내용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며, 도시 · 군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이 없어야 합니다. 주변지역의 토지이용실태, 건축물의 높이, 토지의 경사도, 물의 배수 등 주변 환경 및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해당 개발행위에 따른 기반시설의 설치나 용지 확보계획이 적절해야 합니다.
| - | 시가화 용도 (주거, 상업, 공업지역) |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제한 등에 따라 허가 기준이 적용 |
| - | 유보 용도 (계획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자연녹지지역) |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기준을 강화 또는 완화할 수 있으며, 개발 수요에 탄력적으로 적용 |
| - | 보전 용도 (보전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등 |
심의를 통해 기준을 강화하여 적용할 수 있으며, 개발보다 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서 경관 보호 및 미관훼손 최소화를 고려 |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도로 · 수도 · 하수도가 이미 갖춰진 지역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런 기반시설이 없는 지역에서는 원칙적으로 건축이 허가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토지를 매입하시기 전에 이 기반시설 여부를 꼭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허가 절차, 어떻게 진행되나요?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할 때는 단순히 신청서 한 장만 제출하는 게 아닙니다. 기반시설 설치 계획, 위해 방지 계획, 환경오염 방지 계획, 경관 및 조경 계획 등을 담은 계획서를 함께 첨부해야 합니다. 다만, 개발밀도 관리구역 안에서는 기반시설 관련 계획서 제출이 면제입니다.
신청을 받은 허가권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접수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인지 결과를 신청인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나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경우 그 기간은 제외입니다. 필요에 따라 기반시설 설치나 위해 방지 조치 등을 조건으로 달아 허가를 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행위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거쳐야 합니다. 토지 형질변경 면적이 1제곱킬로미터 이상이거나 토석 채취 부피가 100만 세제곱미터 이상인 경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대상입니다. 반면,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지역이나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개발행위, 산림사업 등은 별도 심의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행보증금과 인허가 의제, 이것도 알아두세요!
개발행위 허가를 받을 때, 도로 ·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가 필요하거나, 토지 붕괴 · 먼지 등으로 인근 지역에 피해가 우려되거나, 조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행보증금을 예치해야 합니다. 금액은 총공사비의 20% 이내로 정해지고, 현금으로 내거나 보증거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준공검거사를 통과하면 바로 돌려받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개발행위는 예치 대상에서 빠져요.
인허가 의제
개발행위 허가를 받을 때 관계 해정기관과 시전에 협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법령에 따른 별도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공유수면 점용 허가, 농지전용 허가, 도로점용 허가, 산지전용 허가, 공공하수도 점용 허가 등 19개 항목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여러 허가를 따로따로 받으러 다니는 번거로움을 한 번에 줄일 수 있습니다.
공사 끝난 다음도 중요해요, 준공검사와 허가 제한
건축물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 채취를 위해서 허가를 받으셨다면, 사업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준공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개발행위준공검사신청서, 준공사진, 토지 분할 등이 수반될 경우에는 지적측량성과도 등의 서류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특정 지역에서는 아예 개발행위 허가 자체가 일정 기간 동안 제한될 수 있습니다. 1회에 한해 최대 3년까지 허가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2년 이내로 한 번 더 연장 가능합니다.
* 녹지지역이나 계획관리지역 중 수목이 집단으로 자라거나 조수류가 서식해 보전이 필요한 지역
* 개발행위로 인해 주변 환경, 경관, 미관, 문화재 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는 지역
* 도시 · 군기본계획 또는 관리계획을 수립 중인 지역으로 향후 용도지역 변경이 예상되는 지역
* 지구단위계획구역 또는 기반시설부담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설계 시작 전, 이것만은 꼭 확인!
지금까지 개발행위 허가 제도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내용이 좀 많은데, 그래도 핵심만 기억하면 됩니다.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가기 전에 다음 4가지만 먼저 확인해 보세요.
1. 용도지역이 무엇인지 확인!
2. 개발행위 허가가 제한되는 상황은 아닌지 확인!
3. 도로 · 수도 · 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
4. 계획 중인 행위가 허가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
이 모든 사항은 토지이용계획확인서, 건축물대장, 지적도 등의 서류를 바탕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설계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가는 즐거운 일이지만, 그 토대가 되는 법적 · 행정적 요건이 탄탄히 갖춰져 있어야 비로소 꿈꾸는 공간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건축사 안소장 | 공간의 가치를 짓는 사람